“창문 깰테니 탈출하라” 747번 버스 마지막 순간, 기사가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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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지난 15일 아침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는 삶과 죽음이 엇갈린 전쟁터였다.
미호강 제방이 터지며 순식간에 6만t의 물이 430m 길이의 지하차도로 들이 닥치던 순간 '살려달라'는 외침이 지하차도 곳곳에 울려 퍼졌다고 당시 현장에서 구조된 사람들과 희생자들의 마지막 전화를 받은 유족들이 17일 전했다.
폭우로 노선을 우회했다가 변을 당한 747번 급행버스의 마지막 순간, 희생자들이 필사의 탈출을 시도한 정황도 전해졌다.
747번 버스기사는 거센 물살로 차가 움직이지 못하자 승객들에게 내가 "창문을 깨드릴테니 빨리 탈출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747번 버스에 탑승했다가 숨진 20대 여성의 외삼촌은 "같이 여행가기로 한 친구에게는 전화를 걸어 '버스 기사가 창문을 깨드릴테니 손님들은 빨리 탈출하라고 했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는데 그 뒤로 통화가 안됐다더라"고 말했다.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다른 승객 A씨 역시 물이 불어나자 버스에서 내려 탈출을 시도했다. 그의 아들은 "버스 뒤편에서 이마에 멍이 든 채로 발견됐다더라"며 "당시 두 손을 꼭 쥐고 있었다는데 아마 무서워서 버스 바깥으로 나갔다가 물에 쓸려서 어딘가에 부딪힌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세상을 떠난 버스 승객 외 사망자 13명 중 8명이 모두 차량 외부에서 발견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시신 발견 위치를 고려하면 사망자들 대부분은 엄청난 부력에도 불구하고 간신히 문을 열고 대피를 시도하다 끝내 물살에 휩쓸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간신히 생명을 구한 생존자들은 차를 빠져나온 뒤 난간 등을 잡고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버스 승객이었던 생존자 B씨는 갑자기 엄청난 양의 물이 지하차도로 쏟아져 들어오자 "창문을 열고 나와 허우적거리다 간신히 난간을 붙잡고 버텼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 간신히 목숨을 구한 시민들은 이틀이 지났지만 아비규환의 현장을 잊지 못한다. 침수된 차량을 견인하기 위해 17일 현장을 찾은 C씨는 "세종으로 화물차를 타고 이동하는 상황에서 물이 들어오자마자 시동이 꺼졌다"며 "고민 없이 차를 버리고 반대쪽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물 높이가 허리 이상까지 찰 정도로 늦었다면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순간"이었다면서 "다행히 고민하지 않고 곧바로 탈출해 지하차도에 깊이 진입하지 않아 금방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하자 난간에 매달린 구조자들이 '살려달라', '도와달라'며 소리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구조대 대원들은 물이 목까지 찬 구조자들을 구하기 위해 재빠르게 지하차도에 진입했고, 가까이 다가가 로프를 던져 이들을 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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